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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02 14. 고베 기타노이진칸, 고베 개항 시 지어진 이국적인 마을 본문

해외여행 일기/[간사이여행] 17년 7월 5일-10일

170802 14. 고베 기타노이진칸, 고베 개항 시 지어진 이국적인 마을

LEEWJ 2017. 8. 2. 21:25


차이나타운에서 밥도 먹고, 간식도 샀으니 이제 어디를 갈지 고르는것만 남았다. 일단 모토마치에서의 볼일은 끝났다는 생각에 다시 산노미야역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는걸로 결정.



하늘은 참 맑다.. 장마기간이었는데 그나마 날씨는 맑았다. 비까지 왔으면 이날 그냥 다 포기하고 게임센터로 들어가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지도를 보다가 뒤에 보이는 산쪽으로 쭉 가면 '기타노이진칸' 이라는 관광지가 나온다고 하길래 일단 가보기로 했다. 저녁먹기 전까지 계획도 없는데 어디라도 다녀오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출발.



구글지도에 기타노이진칸도 나오고 키타노이진칸도 나오는데 어차피 둘 다 같은 장소니까 어딜 찍고 가든 상관은 없어보인다.



구름이 꽤 많이 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오는게 아닐까 겁이 조금 났다. 우산이야 있긴 한데 작은 3단우산이라서..



올라가다가 제일 먼저 보인건 평소 보던것과 조금 다른 스타벅스 점포. 컨셉 스타벅스라고 하는데, 이 기타노이진칸 스타벅스가 쓰고있는 건물은 1907년에 지어진 주택이라고 한다. 역사가 깊은 건물인만큼 당연히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1907년이면 110년 역사가 있는 건물인데, 아쉽게도 1995년의 대지진때문에 2001년 재건을 하여 2009년에 스타벅스로 개장을 했다고 한다.



이런 스타벅스는 흔치 않으니 한번 들어가봐야지 했는데.. 이 인파 도데체 뭐지? 줄까지 서서 기다린다니 이건 상상도 못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는게 더 힘들것 같았기에 아쉽지만 포기하고 다시 올라가기로 했다.



사진으로는 찍었는데 왜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건물. 미리 여기에 대해 좀 알아봤더라면 이곳저곳 돌아보고 했을텐데 그런거 전혀 없이 정말 내가 내키는대로 돌아다녔기 때문에 사진으로 남겼지만 어딘지 모르는 곳이 더 많은 것 같다.



키타노이진칸에 있던 신사. 일본은 진짜 높은 곳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곳에는 꼭 신사도 같이 있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거꾸로 생각해서 신사가 있어서 사람이 많이 모이게 된건가?




이 더운 여름에 계단 조금 오르는것도 힘들지만 올라가서 보는 멋진 풍경을 생각하며 올라가보기로 했다.



이 신사의 미타라시. 잉어가 한마리 세워져 있었다.



그리 높은것 같지는 않은데 기타노이진칸으로 올라오는 길이 계속 오르막이라 그런건지 그래도 고베 시내가 어느정도 보인다. 고베도 참 높은 빌딩이 많구나 싶었다.



뒤쪽에는 현대적인 빌딩이, 여기 기타노이진칸에는 오래된 주택이 있으니 잠시 다른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다.



신사에는 결혼사진같은걸 찍고 있는 한 쌍의 커플이 있었다. 좋은 날이긴 한데 무척 더워보였다..



그리고 그걸 찍는 사진사.




관광명소인만큼 여러가지 언어로 에마가 잔뜩 걸려 있다. 그중 간간히 한국어도 보인다. 나도 하나 쓰고 올 걸 그랬나?



신사를 드나드는 통로에 이렇게 커다란 정자가 하나 있었다. 바람이 살살 불면 정말 시원해보였기에 마음같아서는 저기 누워서 낮잠을 한숨 자고싶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올라가는 내내 기념품점이 계속 보였다. 주로 앤틱한 소품과 기념품점에서 볼 수 있는 과자를 파는 곳들이었다. 궁금해서 들어가보긴 했으나 딱히 마음에 드는것은 없어서 잠시 숨만 고르다 나와버렸다.



무작정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이때 왜 검색을 해 볼 생각은 못하고 계속 걷기만 한 걸까..



간판도 없고 정말 작았던 기념품 가게 하나. 뭘 팔까 궁금해서 들어가 봤는데, 주인은 내가 아무것도 안 살 것 처럼 보였는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정말 눈치가 빠르네..



나팔을 부는 사람 동상도 있고



색소폰을 부는 아저씨 동상도 있다. 이 아저씨와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도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저기에 어깨동무하고 사진을 한번 찍고 싶었지만 이 한여름에 그랬다가는 팔이 익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그리고 이 동상 옆에 있던 지도 하나. 산노미야역부터 걸어와서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여기에는 기타노이진칸의 각 관광지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체력이 다 빠진 지금에서야 이걸 봐봤자 무용지물이었다. 이미 지쳐서 아무데도 못 가는데..



저 안내 지도 앞에는 모에기노야카타 (萌黄の館) 라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미국 총영사의 주택이라는데 여기도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건 여기는 입장료가 있었다. 이때 이걸 보고 나서야 기타노이진칸이 이렇게 집 안까지 들어가볼 수 있는 관광지라는걸 알았다.. 



이름에 걸맞게 건물 전체가 연두색이었다. 주위의 나무와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건물 하나하나가 예뻐서 그런지 날이 더워도 한참씩 쳐다보게 되더라.



이렇게 한두시간동안 걷기만 하니까 아까 먹었던 맘에 안 들던 점심도, 오후에 못 간 동물왕국도, 깨진 핸드폰도 잊어버리고 조금씩 마음에 안정이 찾아와 여행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대신 덥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한잔.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고싶어서 두개가 같이 있는 메뉴를 시켰다. 맛이야 뭐 평범하지만 더울때 먹으니 꿀맛이다.



따로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없고 서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 두개정도가 전부인 작은 카페였다. 




이렇게 산노미야역에서 한참 걸어서 다녀왔는데도 시간은 아직 세시 반. 내가 저녁식사를 다섯시 반 정도에 할 생각이었으니 아직도 두시간이나 일정이 비어 있다. 다행히 고베에서 딱 한가지 임시계획으로 세워둔게 생각나서 그걸 하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전철을 타고 가야하는 마이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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